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이유와 우주가 기억을 만드는 방식
우리는 시간을 한 방향으로 경험한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다.
오늘은 지금 이 순간이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깨진 컵은 저절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뜨거운 커피는 식지만,
식은 커피가 저절로 뜨거워지지는 않는다.
사람은 늙어가지만,
늙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젊어지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시간에는
앞으로 가는 방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물리학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간을 거꾸로 돌려도
상당수가 여전히 성립한다.
당구공 두 개가 부딪히는 장면을 촬영한 뒤
영상을 거꾸로 재생한다고 생각해 보자.
물리학적으로는
그 장면이 특별히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실제 세계에서는
왜 시간이 항상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일까?
왜 우리는 미래를 기억하지 못하고,
과거만 기억할까?
왜 우주는 과거와 미래를 똑같이 취급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오늘은 우리가 매 순간 경험하지만
정작 그 정체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시간은 흐르는 것일까
우리는 흔히 이렇게 표현한다.
"시간이 흐른다."
"시간이 지나간다."
"시간이 빨리 간다."
하지만 물리학적으로 보면
이 표현은 조금 이상하다.
시간이 실제로 강물처럼 어디론가 흘러가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변화하는 사건들을 순서대로 경험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 것일까?
현대 물리학에서는
시간을 단순한 시계의 숫자로 보지 않는다.
시간은 공간과 함께
시공간을 구성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이 똑같이 흐르는 것도 아니다.
아인슈타인이 시간을 바꾸다
19세기까지
많은 과학자들은 시간을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어디에 있든,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든,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이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과
느리게 움직이는 사람은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을 경험할 수 있다.
강한 중력장에 있는 사람과
약한 중력장에 있는 사람도
서로 다른 시간을 경험한다.
이것이 시간 지연(Time Dilation)이다.
빠르게 움직이면 시간이 느려진다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을 생각해 보자.
우주선이 매우 빠르게 움직이면
지구에 있는 사람보다
우주선 안의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른다.
예를 들어
어떤 우주비행사가
빛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를 여행하고 돌아왔다고 하자.
우주비행사에게는 몇 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구에서는 수십 년이 흘렀을 수도 있다.
이것은 공상과학 영화의 설정이 아니다.
실제로 상대성이론이 예측하는 현상이다.
그리고 아주 작은 수준이지만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중력도 시간을 바꾼다
시간은 속도뿐만 아니라
중력에도 영향을 받는다.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은 더 느리게 흐른다.
지구에서도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시간은
아주 미세하게 다르게 흐른다.
차이는 극도로 작지만
원자시계를 이용하면 측정할 수 있다.
GPS 위성 역시
상대성이론에 따른 시간 차이를 보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치 계산에 큰 오차가 쌓인다.
즉,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GPS조차
아인슈타인의 시간 개념을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상대적인가
그렇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구분이 필요하다.
시간이 사람마다 완전히 제멋대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운동 상태와 중력 환경에 따라
시간의 측정값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누군가의 시간이
"진짜"이고 다른 사람의 시간이
"가짜"인 것이 아니다.
각자의 시계는
자신이 지나온 시공간의 경로에 따라
정확하게 시간을 기록한다.
이것이 상대성이론이 말하는
매우 이상하면서도 아름다운 시간의 모습이다.
그런데 더 이상한 문제가 있다
상대성이론은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게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질문이 남는다.
왜 시간은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처럼 보일까?
왜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억하지 못할까?
왜 컵은 깨지는데
깨진 컵이 다시 조립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을까?
이 질문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엔트로피다.
엔트로피란 무엇일까
엔트로피는 흔히
"무질서의 정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확하지 않다.
좀 더 물리학적으로 말하면
어떤 상태가 나타날 수 있는
미시적인 경우의 수와 관련된 양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방 한쪽에 빨간 공 100개와 파란 공 100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매우 정돈된 상태다.
그런데 공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점점 섞인다.
빨간 공과 파란 공이 완전히 섞인 상태는
만들 수 있는 배열이 매우 많다.
반면
빨간 공은 왼쪽,
파란 공은 오른쪽에 완벽하게 나뉘어 있는 상태는
가능한 배열이 매우 적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섞인 상태로 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것이 엔트로피 증가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다.
뜨거운 커피는 왜 식을까
뜨거운 커피가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생각해 보자.
커피는 주변 공기보다 뜨겁다.
그래서 열이 커피에서 주변으로 이동한다.
결국 온도가 비슷해진다.
그런데 아무도 보지 않는 사이
주변의 차가운 공기가 에너지를 모아
커피만 다시 뜨겁게 만들 가능성은 없을까?
물리학적으로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능성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낮다.
원자와 분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커피가 저절로 뜨거워지는 데 필요한
엄청나게 특별한 미시적 배열이
우연히 만들어질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
그래서 우리는
열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르는 것을
시간의 방향처럼 경험한다.
시간의 화살
이런 개념을
시간의 화살(Arrow of Time)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에는
방향이 있다.
과거 → 현재 → 미래.
그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엔트로피다.
우주가 전체적으로
더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향하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처럼 경험한다.
이를 흔히
열역학적 시간의 화살이라고 한다.
깨진 컵은 왜 다시 붙지 않을까
컵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컵이 깨진다.
수많은 조각으로 나뉜다.
그런데
그 조각들이 정확히 원래 위치로 날아가
컵 하나로 다시 조립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일까?
깨진 상태가
훨씬 더 많은 미시적인 배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컵 하나로 정돈된 상태보다
수많은 조각이 흩어진 상태가
가능한 경우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컵은 깨진 상태로 향한다.
우리는 이것을
"시간이 앞으로 흘렀다"고 느낀다.
그런데 물리법칙은 왜 시간을 거꾸로 돌려도 될까
여기서 정말 이상한 부분이 등장한다.
공을 던지는 운동을 생각해 보자.
물리법칙에 따라 움직인 공의 영상을
거꾸로 재생해도
그 움직임이 반드시 물리법칙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
미시적인 수준에서
많은 물리법칙은 시간 반전에 대해
상당히 대칭적이다.
그렇다면
왜 거시적인 세계에서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처럼 보일까?
핵심은
확률과 초기 조건에 있다.
우주는 아주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서 시작했을까
이 질문은 현대 우주론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주는 약 138억 년 전
뜨겁고 매우 조밀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런데 초기 우주는
단순히 뜨거웠다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력의 관점에서 보면
초기 우주는 놀라울 정도로 특별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있다.
중력계에서는
물질이 균일하게 분포한 상태가
특별히 낮은 중력 엔트로피 상태로 해석될 수 있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별이 생기고,
은하가 만들어지고,
블랙홀이 형성되면서
엔트로피가 크게 증가했다.
즉,
시간의 방향을 이해하려면
우주의 시작 자체를 이해해야 한다.
빅뱅은 시간의 시작일까
여기에는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는 흔히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라고 묻는다.
하지만 현재의 표준적인 우주론에서는
시간과 공간 자체가
초기 우주와 함께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로 전개되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빅뱅 이전"이라는 질문 자체가
물리적으로 잘 정의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마치
지구에서 "북극보다 더 북쪽은 어디인가?"
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답은 없다.
양자중력 이론이 발전하면
빅뱅 이전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블랙홀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될까
시간 이야기를 하면서
블랙홀을 빼놓을 수 없다.
블랙홀은 엄청난 중력으로
시공간을 극단적으로 휘게 만든다.
멀리 떨어진 관찰자가 블랙홀 근처의 시계를 바라보면
그 시계가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인다.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그 효과는 더욱 강해진다.
하지만 블랙홀로 떨어지는 사람 자신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시간이 특별히 멈춘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의 시계는 정상적으로 움직인다.
이처럼
시간은 관찰자의 위치와 운동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르게 측정될 수 있다.
블랙홀과 시간의 끝
블랙홀 안에서는
우리의 현재 물리학이 한계에 도달한다.
특히 중심부의 특이점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이 무한대의 밀도와 곡률을 예측한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자연에 실제로 무한대가 존재한다기보다
우리의 이론이 그곳에서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블랙홀 내부는
시간과 공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물리학의 문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이제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시간은 정말 우주의 기본 구성요소일까?
아니면
우리가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개념일까?
물리학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완벽한 합의가 없다.
일부 이론에서는
시간이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한다.
더 깊은 수준에서는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이
더 근본적인 물리적 구조에서
창발하는 현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우주 그 자체의 기본 성질이 아니라
많은 입자와 사건의 관계에서 생겨난 결과일 수도 있다.
과거는 정말 사라진 것일까
우리는 과거가 지나가면
완전히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물리학적으로는 조금 복잡하다.
과거의 사건은
현재에 흔적을 남긴다.
사진,
기억,
나무의 나이테,
지질층,
빛,
우주의 배경복사.
이 모든 것은
과거의 기록이다.
우리가 밤하늘을 보는 것 역시
과거를 보는 일이다.
달의 빛은 약 1.3초 전의 모습이다.
태양은 약 8분 20초 전의 모습이다.
안드로메다 은하는 약 250만 년 전의 모습이다.
우리는 우주를 바라볼 때
항상 과거를 보고 있다.
우주를 보는 것은 시간을 보는 것이다
망원경이 강력해질수록
우리는 더 먼 곳을 볼 수 있다.
더 멀리 본다는 것은
더 오래된 빛을 본다는 뜻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아주 먼 초기 은하를 관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 빛은 수십억 년 동안 우주를 여행한 뒤
지금 우리의 망원경에 도착한다.
즉,
천문학은 사실상
우주의 과거를 관찰하는 과학이다.
우리는 과거로 직접 여행할 수 없지만,
빛을 이용하면
과거의 우주를 볼 수 있다.
미래를 볼 수 있을까
그렇다면 반대로
미래를 보는 것도 가능할까?
현재의 물리학에서는
과거처럼 미래를 직접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을 이용하면
다른 사람보다 미래로 더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다.
바로 시간 지연이다.
빛에 가까운 속도로 여행하고 돌아오면
지구에 있는 사람보다
적은 시간이 흐른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우주비행사에게는 몇 년이 지났지만
지구에서는 훨씬 더 긴 시간이 흐르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미래로의 편도 여행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미래로 갈 수는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시간여행의 진짜 어려움
미래로 이동하는 것은
상대성이론 안에서 원리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훨씬 복잡하다.
인과관계를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이 결과보다 뒤에 나타난다면
물리학의 기본적인 논리가 흔들린다.
그래서 많은 물리학자들은
자연이 어떤 방식으로든
인과관계를 보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물리적 원리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막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은 우주의 기억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이유도
엔트로피와 관련이 있다.
기억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정보를 물리적으로 기록하는 과정이다.
사진을 찍는다.
뇌에 기억을 저장한다.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한다.
모두 물질과 에너지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는
엔트로피가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 역시
시간의 화살과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일어난 사건의 흔적을 갖고 있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건의 흔적은 갖고 있지 않다.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흥미로운 것은
물리적인 시간과
인간이 느끼는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즐거운 하루는
순식간에 지나간 것처럼 느껴진다.
지루한 한 시간은
하루처럼 길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1년은 길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1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것은 물리학의 시간이 달라진 것이 아니다.
우리 뇌가 시간을 처리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즉,
시간에는 물리적인 측면과 심리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
우주는 시간을 만든다
별이 태어난다.
별이 죽는다.
은하가 충돌한다.
행성이 움직인다.
생명이 탄생한다.
이런 변화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경험한다.
완전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우주를 상상한다면
그곳에서 "시간이 흐른다"는 개념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조차 불분명하다.
그래서 일부 철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시간과 변화의 관계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시간은 변화의 원인일까?
아니면 변화 자체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일까?
아직 확실한 답은 없다.
우주의 미래와 시간의 끝
그렇다면 시간은 언젠가 끝날까?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우주론적 시나리오 중 하나는
우주가 계속 팽창하는 것이다.
은하들은 서로 멀어지고,
별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가스는 점점 줄어들며,
기존의 별들도 하나씩 죽는다.
아주 먼 미래에는
새로운 별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시대가 올 수 있다.
블랙홀마저
호킹 복사를 통해 아주 긴 시간에 걸쳐 에너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결국 우주는
매우 차갑고 희박한 상태에 가까워질 수 있다.
이를 흔히 열적 죽음(Heat Death)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다.
변화가 극도로 드물어지는 것이다.
시간은 끝날 필요가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시간은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동안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우주가 아주 차갑고 희박해져도
물리학적 시간 자체가 반드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측정하거나 의미 있게 구분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과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우리가 시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
어쩌면 우리는
시간을 너무 익숙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 본질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시계를 본다.
1초.
2초.
3초.
하지만 시계가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시계는
특정한 주기적인 변화를 이용해
시간을 측정할 뿐이다.
원자시계는 원자의 진동을 이용한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도
시간을 측정하는 데 이용되어 왔다.
즉,
우리는 변화를 통해
시간을 측정한다.
그렇다면
변화가 없다면
시간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일까?
이 질문은 아직도 열려 있다.
우리는 과거를 볼 수 있지만 돌아갈 수는 없다
우리는 과거를 직접 만질 수 없다.
하지만 과거의 흔적은 어디에나 있다.
오래된 사진.
나무의 나이테.
화석.
빛.
우주의 배경복사.
그리고 우리 자신의 기억.
우리는 과거에서 완전히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현재는
과거가 남긴 흔적 위에 만들어진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하는 행동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만들어 간다.
이것이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의 방향이다.
시간이라는 가장 익숙한 미스터리
우리는 우주의 크기를 이해하기 어렵다.
블랙홀의 내부도 이해하기 어렵다.
양자역학의 세계도 직관과 다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가까운 곳에
우리가 매 순간 경험하는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우리는 매초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시간이 무엇인지 완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왜 과거와 미래가 다른지,
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지,
왜 우주는 특별한 초기 상태에서 시작했는지,
시간이 정말 근본적인 실체인지조차
아직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
어쩌면 시간은
우주가 가진 가장 깊은 비밀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미래로 가고 있다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우리는 지금도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1초 전의 우리는 이미 과거가 되었고,
1초 뒤의 우리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태양은 은하 중심을 돌며,
우리 은하는 우주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가만히 있는 것처럼 느끼지만
사실 우주 전체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기는가
우주는 언젠가 지금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태양은 죽는다.
지구도 변한다.
은하도 변한다.
별도 사라진다.
하지만 그 긴 우주의 역사 속에서
우리는 아주 짧은 순간을 살아간다.
그럼에도 인간은
그 짧은 순간에
우주의 과거를 알아내고,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상상한다.
수십억 년 전 별에서 만들어진 원자들이
지금 우리의 몸을 이루고,
그 원자들이 다시 우주를 바라보며
"시간이란 무엇인가?"
라고 묻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우주에서 가장 놀라운 장면일지도 모른다.
우주가 만들어낸 물질이
자신이 속한 우주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은 계속 흐른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그리고 미래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라는 순간은 특별하다.
우리는 우주의 긴 시간 속에서 단 한 번뿐인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현재는
다음 순간 곧바로 과거가 된다.